현학자

난 술을 마실때, 
소주 한 잔 오고가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맥주든, 막걸리든, 소주든 다 괜찮으니 존나 신나게 마시는 것을 선호한다.

특히 술자리에서 정치, 사회, 문화적 논란이 되는 주제를 꺼내는 것을 꺼리며
이야기를 하면 보통 우리들의 이야기, 재밌는 이야기 위주로 꺼낸다.

내가 그 쪽 분야에 대해 하나도 관심 없는 것이 아니라
그런 이야기는 그냥 내 블로그나 이글루스에서 하고 말지
그걸 굳이 친구들하고 나눌 필요가 있나 싶다.

사드가 배치가 어떠니 저러니 친중 정책은 내가 볼 때 어쩌구

그런 이야기는 해도 좋긴 하다만,
주제 특유의 묵직함이 친구들 사이에 꺼내기 좀 껄끄러운 감이 있긴하다.


친구 중에서 술자리마다,
아니 평소에도 그런 주제를 꺼내는 친구가 있다.

학문적으로 관심이 많은 것 같고 책도 많이 읽는 것 같다.
글 쓰는 것도 좋아하는 친구다.


다만, 난 그 친구가 영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대학생이라서 전문적인 지식을 배운다는 자부심인가?
아니면, 아는 척을 주구장창 하는 모습이 소피스트의 모습을 닮아서
보는 내가 불쾌해서 그런걸까?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어중간하게 아는 사람 특징이 조금만 안다고 정말 설치고 다닌다는 것이다.


나도 경영학과에 나왔지만, 그거 가지고 경제가 어쩌구 저쩌구 한 적은 없고
배우면 배울수록 내가 무지하다는 것을 알다보니까 아가리 싸물게 된다.


내 친구는 지금 삼수하고 있고, 대학도 전역하고 다닌다고 하는데
심리학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그냥 교양 서적 어느 정도 읽은 주제에
여자애들한테 심리상담 해주겠다고 뭐라 이빨까지 않나
책 어쩡쩡한 거 읽은 거 가지고 온갖 복잡한 어휘를 쓰는 그 친구 모습이 슬슬 불쾌하다.


안다. 이게 굉장히 소시민적인 발상이라는 거

이전에도 많이 불쾌하긴 했는데, 요즘들어서는 진짜 짜증나죽겠다.

저번엔 사회 이야기 하다가 개뜬금없이 경제학 이야기 나와서
얼굴 붉히면서 말하고 그랬다.

멘큐의 경제학 1장도 펼쳐보지 않은 새끼가 뭘 안다고 경제학의 기본 전제를 무시하냐
인간은 합리적 행동을 추구한다는 게 뭔 의미인지 알고는 나불거리냐?

이러면서 화를 낸 것 같다.


미시경제학 배우면서 짜증나죽겠는데
내 앞에서 경제학 운운하니까 슬슬 화가 나기 시작했다.

넌 좆도 모르니까 언급하지마라

이런 자세가 안좋은 것은 알고 있어서, 나도 앵간하면 지양하는 언행인데


잘 모르면서 경제학은 기본 전제부터가 모순 되었다.
인간이 합리적 선택을 하는가? 그럼 왜 전문직 준비하는 사람들은 뭐가 되지?
전문직 개업이 힘들다는 것은 그 사람들은 모르나? 합리적인 선택인가? 그것이?


가뜩이나 세무사 할까 고민하는 중에 저런 발언을 들으니까
꼭지 돌아버린 것도 한 몫할 것이다.


그냥 애들 다 알아듣는 말을 써먹고, 현학적인 표현을 적당히 썼으면 좋겠다.

씨발, 그냥 내 성격이 빻은 것 같다.
적당히 닥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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